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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25일 화요일

수소와 산소의 이별과 재회로, 우리의 생활에너지 생성. Separation and reunion of hydrogen and oxygen, creating our living energy.

 



하늘에 떠 있는

눈 부셔 처다 볼 수조차 없는
저 해가
잘 제어된 수소폭탄으로서
그 속의 수소들이
서로 핵을 융합시키면서
나오는 에너지로
햇빛이 생긴다니 놀랍다.


그렇다면
수소가 자기 몸을 불사르며 낳은
아들은 햇빛이고 햇볕은 딸이다.


온 누리에 밝음을 주는 수소의 아들딸
햇빛과 햇볕은 그 머나먼 길을 무엇을 찾으려고
날이면 날마다 그리도 빨리 달려오는지
궁금하다.


햇빛이 해를 떠나 이곳에 오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계산을 하면

약 8분이 나온단다.


우리가 몇 숨을 쉬고 있는 동안 햇빛은 고향 떠나
멀고 먼 타향으로 수소 찾아온다.


왜냐하면 원래 해와 지구는 한 몸이었는데
해에게서 지구가 떨어져 나왔으며
햇빛 그 자신은 수소에게서 나왔으니
수소 품에 안기겠다고 온단다.


한편 물 한 분자(H₂O) 속에는 아내인 수소 둘과
지아비인 산소 하나가 살고 있으니 일부이처 제다.
즉 한 개의 산소가 양팔에 두 개의 수소를 안고
있는 모양이다.


산소 하나가 양팔에 안은 수소 두 개를 태우면
물이 되어 뚝뚝 떨어진다.


그러니 물 한 분자 속의 산소와 수소의

사랑놀음은 삼각관계다.

원래 삼각관계란 질투가 많은 법이라서

그 질투심으로 수소는 산소와 헤어지고 만나면서

햇빛을 생명의 기로 바꾼다.


햇빛은 태양을 이루는 수소의 살신성인으로 생기니

수소는 햇빛의 어머니며 전생이다.


풀과 나무 잎이 녹색인 것은 엽록체를 가져서다.
엽록체가 녹색인 것은 엽록소를 가져서다.


엽록소가 녹색인 것은 붉은색 파장은 이용하고
녹색파장을 이용하지 않아 반사되어 녹색파장이
우리 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수소와 햇빛은 엽록소 안에서만 모자상봉이 이루어진다.
내리사랑이라고 엽록소 안으로 햇빛이 들어오면
물 분자 속의 수소들은 지아비인 산소를 버리고
햇빛을 품속에 안아 버린다.


해의 양기(陽氣), 햇빛에너지는

수소 품에서 화학에너지로 변해서는

헤어지지 말자고 수소의 손목을 꼭 잡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양기를 안은 수소는 너무 좋아 바람이 나서

아들딸 달린 여인도 좋다 하는 이산화탄소와 결혼하여
유기산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양기 품은 수소와 이산화탄소의 결혼이 계속되어
탄소와 물의 화합물인 탄수화물(炭水化物:CH2O)인
유기산이 만들어지고, 유기산이 합쳐 저서
포도당이나 과당이 되고
포도당이 너무 많아져 세포액의 당도가 높아져
고민하던 포도당들은 씨, 열매, 줄기, 뿌리에 도착해서는
서로서로 몸을 합쳐 물에 녹지도 않고 단맛도 없는
녹말이 되어 저장된다.
이렇게 하여 만들어지는 녹말이
우리의 먹을거리 중 가장 기운 나게 해주는 주성분이다.


다시 녹말은 분해되어 포도당이 되고,

포도당은 분해되어 유기산이 되고,

유기산은 단백질의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의 원료가 되고,

지질의 원료가 되고

나아가 비타민의 원료가 된다.


한편,
수소에게서 버림받은 산소는
아더매치하다고
대기 중으로 나와 버렸지만
일편단심 수소가 그리워서
추억에 잠기기를
잘한다.


수소와 결혼하여 물이 되어 온도 따라 수증기가 되어

하늘에도 오르고 얼음이 되어 형체를 들어내던
추억들이 그립다.
수증기와 얼음이 될 땐 둘만이 있어 좋고

물로 있을 땐 그 넓은 오지랖으로

수많은 물체들을 품어봄도 좋았다고

산소는 회상한다.


그래서 수소를 잊어버리기 위해 산소는

아무에게나 달려가서 함께 몸을 태우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산화라고 말한다.


산소는
수소와 함께 있어야 요술을 부릴 수가 있기 때문에
수소를 잊을 수가 없다.
기체(수증기)가 되었다

액체(물)가 되었다

고체(얼음)가 되었다 하는 그 요술이

보통 기술이 아니라는 걸 느끼고서
생각에 잠긴다.


문득 산소는 수소와 헤어진 곳이 엽록체이고,
엽록체는 빛의 양기를 붙잡아 유기물을 만들어내고,
미토콘드리아는 유기물을 분해하여 그 속에 저장된 양기를 꺼내

ATP에 저장하는 일을 한다는 걸 깨닫는다.

에이티피(ATP)란 고에너지 결합물질로서

세포들이 물질대사를 할 때 사용되는

통화(通貨)의 일종으로서
마치 우리 일상생활에서의 현금과도 같은 것이다.


그리하여
엽록체는 광합성 작용으로 탄수화물을 만들고
미토콘드리아는 호흡작용으로 탄수화물을 분해하므로
이 둘은 서로 상극이라는 걸 깨닫고서

엽록체에서 빼앗긴 수소를

미토콘드리아에서는 찾을 수 있다고 믿고서
흥겹게 미토콘드리아를 향해 수소 찾아 여행을 떠난다.


동물들의 호흡작용으로 혈액 속으로 들어간 산소는
세포 속으로 들어가서 친구들이 몰려가는 데로 따라가니
미토콘드리아 앞이다.
바로 이거다.
미토콘드리아를 찾아낸 산소는 그 속으로 들어가서
수소만 알 수 있는 자기의 기(氣)를 발사하여
애절하게 수소를 부른다.


한편,
물에 녹지 않는 녹말 속에 갇힌 수소는 답답하다.
그러다가 타의 반 자의 반으로 먹을거리 속에 들어간다.


그리하여 침 속에 있는 아밀라아제의 도움으로

엿당이 된 후 위를 거쳐 창자로 내려가서는

말타아제의 도움으로 포도당이 되어

작은창자 내벽에 뻗은 모세혈관 벽을 뚫고
혈액 속으로 들어가 혈장 따라 온 몸의 세포로 간다.


혈장 속에 녹아 흐르다 보니 물이 부럽고

옛날이 그리워서 산소의 생각이 간절한데

포도당은 어느새 세포 속으로 들어와 있다.
그러자 어디 선가 자신을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을 따라가기 위해 탈수소 효소에게 부탁하여

자기 집인 포도당을 두 개의 피루브산으로 분해하게 한 후

보다 작은 몸이 되어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가서

구연산 회로를 타고 돌아가는 동안

탈탄산 효소와 탈수소 효소의 도움으로

보다 적은 유기산으로 변할 적마다

수소들은 유기산에서 물속으로 떨어져 나와

산소 찾아 나선다.


유기산에서 물속으로 나온 수소들은

산소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느끼기만 할 뿐

아무리 찾아도 산소를 만날 수가 없어 애를 태우다가

미토콘드리아가 외막과 내막으로 둘러싸이고
외막은 타원형으로 둥근데 비해

내막은 대단히 구불구불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들은 외막과 내막 사이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 결과로 산소가 내놓는 기의 출처가

미토콘드리아의 내당(內堂)에 있는 전자 전달계의 끝이고

자신은 전자전달계의 문 앞임을 알게 되었다.


수소들은 전자전달계의 문을 두드려서 안으로 들어가
전자 전달계를 필사적으로 달리면서
두 손으로 품에 꼭 껴안고 있던 양기를 버리고서
순수한 오직 한 몸으로 산소에게 달려가서

결혼하여 물이 된다.


이렇게 하여
수소에게서 떨어져 나온 외로워진 양기의 일부는
청혼하며 기다리는 에이디피(ADP)와 결합을 하여

에이티피(ATP)가 되기도 하고

열로 되기도 하고

경락 따라 흐르는 기(氣)가 되기 위해 경락을 찾아가기도 해서

온몸을 돌면서 우리들의 기운으로 사용되어 사라져 간다.


그러고 보니
수소는 양기를 엽록체에서 받아 미토콘드리아에서 내놓는다.

엽록체는 빛의 양기를 수소에게 맡긴 후
그 수소를 유기물 속에 저장하는 곳이고

미토콘드리아는 유기물 속의 수소가 내놓는 양기를

생명의 기로 만드는 곳이다.
그런 결과로 엽록체는 지구촌에서 태양의 양기를 가두는 유일한 곳이다.
즉 엽록체는 지구상에서 무기물로 유기물을 생합성 하는 유일한 곳이다.


간단히 말하면
물이 없으면 양기를 받을 수소가 생기지 않고,
수소가 햇빛과 이산화탄소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유기물을 만들 수가 없고,

수소가 산소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생명의 기를 생산해 내지 못해

우리는 죽는다.


아하 그렇다.
엽록체는 햇빛을 짝 사랑하기 때문에

수소에게 햇빛의 양기를 품도록 하고,

미토콘드리아는 산소를 짝 사랑하기 때문에 산소가 수소와 재회하도록

힘차게 구연산 회로를 돌려 유기산으로부터 수소를 빼내고,
수소로 하여금 전자전달계를 타고 산소에게 가도록 하나 보다.


부럽다.
풀과 나무는 무기물만 먹어도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가 있어

빛의 양기를 유기물에 저장해 두었다가 생명의 기로 쓸 수 있어

자급자족으로 살아갈 수가 있어 무수한 생명을 죽이지 않아도 되니

그 점이 한없이 부럽다.


슬프다.
우리와 벌레와 짐승은 엽록체는 없고 미토콘드리아만 있으니

유기물을 만들 수 없어 반드시 유기물로 된 음식을 먹어
그 속에 저장된 양기를 꺼내 생명의 기로 써야 살아남을 수 있어

무수한 생명을 죽여야 하니 그 점이 한없이 슬프다.


결론을 내린다면
생명의 기는 햇빛에서 풀과 나무에게,
풀과 나무로부터 벌레와 짐승에게,

벌레와 짐승으로부터 우리에게 흘러오며,

모든 생명체의 배설물이나 죽은 몸속에 남아있는 생명의 기는

세균과 곰팡이에게 흘러 들어가 유기물 속에서의 일생(一生)을 마감하고

엔트로피(자유에너지)가 되어 우주를 떠돈다.


수소의 열정(熱情)은 대단하다.
전생의 아들 햇빛을 사랑하고,
지상의 지아비로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사랑한다.
또한 산소와 한 몸 되어 물을 만들어 온갖 재주를 부리는
그 능력 대단하다.
우리 둘레에 물이 엄청 많은 걸 보면 수소가 가장 사랑한 짝은
산소였나 보다.


수소!
원소 중에서 가장 작다는 수소는 산소와 결혼하여 물이 되어 생명을 기른다.
물이 없이는 어떤 생물도 발생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지도 못한다.


가장 작은 원소!
수소!
작은 것이 가장 아름답고 가장 고귀하고 가장 위대하다.


결론은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태양으로부터 오는 햇빛에너지다.
주먹을 불끈 쥐어 보라 힘이 솟는가?
바로 그 힘이 태양으로부터 즉 햇빛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

수소와 산소는 엽록체에서 이별을 하는데

그 과정이 빛 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유기물 속에 저장하는 광합성 작용이고
수소와 산소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재회를 하는데

그 과정이 유기물 속의 화학에너지를 꺼내서

우리들이 사용할 할 에이티피(ATP)를 만드는 호흡이다.


★위 글은 임광자 저서 -생명의 시와 세포의 삶에서 가져왔다.

임광자 책은 서점에 내지 않고 블로그에서 통신 판매한다.

현재 판매 중인 책 11 종류-각권에 대한 간단한 설명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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