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혹이 생기는 병을 갑상선종이라 하는데 풍토병이지.”
“왜 풍토병이에요?”
“바다가 먼 내륙지방에서 많이 생기니까.”
“바다가 먼 곳에서 왜 생기나요?”
“갑상선에서 생산하는 티록신 호르몬에 들어가는 요오드가 바닷물에 많아서야.”
“바닷물로 만드는 소금, 바다에서 사는 김, 다시마, 미역 등이 갑상선에 좋군요.”
“그런데 그 요오드를 너무 많이 먹어도 티록신이 너무 많이 만들어져 좋지 않아.”
“어떻게 그걸 알아냈나요?”
“갑상선종 환자 중에 갑상선이 너무 커져서 기도를 압박하여 호흡곤란이 왔어. 그래서 1833년, 갑상선종 환자가 많은 스위스에서 46명의 환자의 갑상선을 제거해 버렸어. 4~5개월 후에 최악의 점액수종이 왔지. 그때야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필수 불가결한 물질임을 알게 되었어.”
“점액수종이 뭐에요?”
“심한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서 피부 내에 점액이 쌓여 피부가 붓고 단단해지는 병을 말해.”
“스위스는 육지로 둘러싸여 바다가 머니까 소금도 땅에서 캐는 암염을 먹으니까 풍토병이 생겼군요.”
“요오드가 중요하다는 걸 알고 암염에 요오드를 첨가해 식염으로 만들지만 그걸 알기까지는 오래 걸렸어.”
“그래서 점액수종에 걸린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1890년대 초부터 양의 갑상선을 먹이거나 추출물을 투여하니 갑상선종이 나았대.”
“많은 사람이 고생했겠군요.”
“1896년 독일의 바우만은 갑상선에 요오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지. 그는 갑상선에 요오드가 8mg이 있고 혈액 속에는 30mg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는데 아무도 그의 업적에 관심을 두지 않았어.”
“그때 그의 연구를 존중해서 요오드를 먹였다면 풍토병이 사라졌을 텐데 아쉽군요.”
“미국의 마린이 의대를 졸업하고 병리학을 연구하기 위해서 오대호 지방으로 갔지. 오대호 지방에서는 사람이나 개 그리고 민물고기까지 갑상선종을 앓고 있었어. 원래 요오드는 바닷물에 많아. 그 지역에는 식품에도 물에도 요오드가 거의 없었어. 그래서 그는 갑상선에 요오드가 많은 것은 갑상선과 어떤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였지.”
“다행이네요.”
“마린은 동물을 사육하면서 먹이에서 요오드를 완전히 빼버린 결과 갑상선종이 나타났어. 다시 이들에게 요오드를 주니 갑상선종이 치유되었어. 결국, 그는 갑상선에서는 요오드가 필수라는 것을 밝혔지.”
“그 후에 암염(육염)에 요오드를 넣어겠군요.”
“18세기경에 알프스지방의 갑상선종 환자 중에 정신적으로 둔하고 무관심하고, 피부가 싸늘하고, 푸석푸석 부어있다는 것을 발견하여서 이런 증상을 점액수종이라고 이름 붙였다지. 요즘으로 말하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야.”
“갑상선기능저하증일 때 어떤 영향이 있나요?”
“성장기 때의 갑상선기능저하는 성장을 못 하여 난쟁이가 되고 지능이 저하되지. 성장이 잘 안 되니 중추신경계도 발달할 수 없어서 이럴 때는 타이록신을 먹어야 해.”
“요즘에는 갑상선을 뗀 사람들도 있어요. 그 사람들은 약을 먹는다고 하더군요. 그 약이 타이록신이군요.”
“그런데 19세기가 되자 갑상선종 환자 중에 정반대의 증상이 나타났어. 환자의 피부는 붉게 달아올라 더우며 땀이 많아 축축하고 심장박동은 힘차고 빠르며, 지나치게 신경질적이고 정서적으로는 불안하였으며, 많이 먹지만 체중은 감소하였으며, 눈알이 툭 튀어나왔어. 요즘으로 말하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이야.”
“갑상선 기능저하증에 걸리면 기운 없고 춥고, 갑상선 기능항진증에 걸리면 먹어도 배고프고 기운이 넘치고 열나고 그러겠어요.”